좀 더 여유 있게 된 마흔과 쉰, 더 오랜 기억에 기억을 겹쳐 칠하며 오고 또 오는 모두의 바다로.

#젊은_양양에서 #얽메이지_말고 #자유롭게 #조금_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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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강릉이나 속초보다 양양이 먼저 떠오른디. 서피 비치의 유명세 때문이다. 40년 동안 군사 지역으로 묶여 지켜진 청정 해변에서 서핑을 하고 바다멍에 빠지거나 선셋 바에서 칵테일을 주문하며 그루브에 젖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가족 여행자 대부분은 사진 한 방 찍고 돌아서지만 감나무식당(양양읍 안산1길 73-6)의 황태국밥이 위로해줄 것이다. 짧은 여행에 맛집 웨이팅을 추천하고 싶지는 않으나 앞으로 동선에 관계없이 찾을 수도 있다.

  • 힙한 양양에 어울리는, 일하며 휴가를 즐기는 데스커 워케이션 센터도 있다.

    숙소가 양양이고 시장구경을 좋아한다면 양양오일장날짜를 알아보길. 깔끔한 식당에서 회를 먹고 싶다면 다래횟집(033-672-0758). 아침에 일찍 깰수록 여행의 질은 높아진다. 이번에는 바닷가 말고 산새 소리 가득한 모노골 산림욕장(양양읍 내곡리 214-4) 솔숲을 걸어보자. 수산물 쇼핑 계획이 있다면 양양 아래 주문진항에 바다에서 나오는 모든 것이 있다. 주문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식당은 대동면옥이다. 거대한 규모에 회냉면과 막국수, 수육만 있는데 메밀 함량이나 고구마 전분을 따지는 '면스플레인'을 무시라도 하듯 그냥 맛있다.

  • 힙한 양양에 어울리는, 일하며 휴가를 즐기는
#속초 #청초호 #영랑호 #고성 #여러_색_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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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람들은 바다를 꼭 속초 앞바다'라 부른다. 바다와 이어진 영랑호와 청초호에 그들의 삶도 연결돼 있다. 시내와 교집합을 이루는 청초호는 잘 정비된 공원으로 양 많은 청초수물회(속초시 엑스포로 12-36)를 저녁으로 먹고 천천히 걸으며 경치를 구경하면 좋다. 식당 건물 바로뒤 관광상품용젓갈도 맛있다.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곳이 젠트리피케이션 중인데 현재 속초가 그 지점이다. 배를 만들던 칠성조선소는 그 이름 그대로 카페와 갤러리가 됐다. 속초중앙시장은 이제 속초관광수산시장이다. 수산물은 손질해 아이스박스에 넣어주며 건어물은 모두 시식할수있다. 이 지역 오징어순대는 대부분 공장에서 납품을 받지만 새롬맛집(031-631-0501)은 직접 만든다. 오징어 씨알이 작을 땐 하나 더 주기도 한다. 대게, 포장회 등을 취급하는 지하횟집은 중앙시장 시절 가성비가 좋았으나 이제 초보자에게는 권하기 어렵다. 회를 좋아하면 동명항수산시장이다. 양식을 취급하지 않고 모두 자연산이다. 술을 잘 마시면 동명항 옆 영금 해안도로 포장마차촌이 늦게까지 문을 연다. 독도새우, 홍게 등은 아지트(영랑해안길 133-7)가 좋지만 수율 떨어지는 여름보다 가을이나 겨울을 추천한다. 맑은 날 영금정의 에메랄드빛 바다는 반드시 한번은 봐야한다. 남들 다가는 곳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다. 영랑호에서 숙소를 잡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며 쉬다 장사항 정도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www.sokcho- central.co.kr

바다를 보려면 이제는 고성이다.

바다를 보려면 이제는 고성이다. 빠르게 관광상권화되고 있지만 방향성이 다르다. 마치 제주처럼 서울이나 외지에서 이주한 청년들이 건물을 짓거나 고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스타일의 감각적인 가게와 식당, 카페를 운영한다. 보배진(토성면 토성로 148-1) 돈까스는 대도시에도 드문 완성도다. 여기 온 이들은 자동으로 옆집 젤라토&디저트가게 썬크림 (@s.u.n_cream)을 찾는다. 군사지역이었을 때 피서철에만 개방하던 아야진은 가장 깨끗한 해변이었다. 지금은 몹시 번잡하나 파도는 여전히 하얗고 길게 부서지며 해변 길 남쪽 크고 둥근 바위들은 인생 사진을 만들어준다. 해돋이가 아름다운 교암 바다를 향해 통창을 내고 루프톱을 갖춘 카페 온더버튼(@onthebutton_coffee)도 경쟁 치열한 포토존이다. 조용한 바다를 원한다면 백도해수욕장과 삼포해수욕장, 힙하지만 덜 떠들썩하고 서퍼들이 멋있게 오가는 곳을 가고 싶다면 자작도해수욕장이다. 여름성수기를 제외하면 쓸쓸할 정도로 한적하며 특히 삼포해수욕장은 인위적이고 상업적인 것들로부터 떨어져 있다. 가진항에는 맛있는 횟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바로 옆 마을 해변은 비밀스럽도록 작고 예쁘다. 오래된 집을 조금씩 고쳐 꾸민 카페 테일(@_tail_)은 음료와 디저트, 돗자리를 바구니에 담아준다. 바닷가 마을이 끝나는 막다른 곳, 바람이 적고 파도가 잔잔한 모래밭에 앉아 즐길 수 있는 피크닉 세트다. 해안 도로를 따라 오른쪽에 나오는 표지판을 보고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며 거진, 간성 방향으로 올라간다. 크고 작은 해변들이 비슷한듯 서로 다른 색으로 파도와 바람을 실어다준다.

#강릉 #경포#아름다운_정원 #사천 #향기로운_커피_로드

#강릉 #경포#아름다운_정원 #사천 #향기로운_커피_로드

위쪽 고성의 개성 넘치는 풍경들, 아래로는 망상과삼척의 푸른 광활함에 비해 강릉은 조금 점잖다. 실제로 우리는 강릉에서 항구나포구 대신 시내 혹은 경포를 찾고 호수 주변, 선교장과 오죽헌, 허난설헌생가를 돌며 기품과 철학, 자연스러움으로 계절마다 다른 색정원을 구경한다. 경포의 달은 하늘과바다 호수와 술잔, 정인(情人)의 눈에 뜬다는 시가 있는데, 잔잔한 수면과 송림이 어우러진 달빛은 누구라도 감성 젖게 한다. 경포 바다의 뷰포인트는 씨마크호텔 라운지다. 같은 자리에서 호텔만 서너 번 바뀔 정도다. 회를 먹는다면, 바닷가가 아니어도 된다면 강릉중앙시장 회센터다. 특히 포장회 가격과 품질은 단연 최고다. 관광지 시장의 어이없는 바가지 걱정은 안해도 된다. 중앙시장 옆 월화거리에 전국구 맛집 교동반점, 현대장칼국수, 형제칼국수로 이차를 갈 수도 있다. 먹킷리스트 스탬프를 늘리는거다. 시내를 벗어나 북쪽으로 올라가면 선택지는 좀 더 다양해진다.

강릉, 하면 왜 때문인지 모를커피를 빼놓을 수 없는데,

강릉, 하면 왜 때문인지 모를커피를 빼놓을 수 없는데,

유명해서 웨이팅이 긴 건지 웨이팅이 길어 유명한지 헷갈리는 카페 툇마루(@cafe_toenmaru)는 경포 옆 초당 쪽이다. 그야말로 보석 같은 쉘리스(@shellyscoffee_roastery)가 있는 사천진 해변의 포토존은 루프톱에 천국의 계단을 설치한 카페 곳(사천면 진리해변길 143)이다. 보헤미안박이추커피본점(@bohemian
coffee_officia)은 요즘 트렌드와는 다른 강배전, 일본식 핸드 드립이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판매하는 도톰한 토스트와 버터의 클래식한 맛을 추천해본다. 제철 오마카세나 파인다이닝 같은 건 없지만 이곳이 아니면 희한하게도 제맛나지 않는 것들을 구경하고 맛보노라면 하루 이틀로는 부족하다. 이번에 못 간 곳들은 다음에 가봐야지 하다가도 다시 그때가 되면 못잊겠는 맛과 풍경을 찾아 도돌이표를 그리곤 하는 강원도 바다. 어디를 가더라도 설악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선 그림 속으로 더 들어가면 배어 나오는 짜디짠 바닷가의 삶이 또 맛있다. 대여섯 개의 별을 단 리조트에서 자도 포구 할머니와 횟감을 흥정하고 허름한 튀김집을 반드시 들러야 하며 시장판 드럼통 화덕에 조개나오징어 같은 것들을 구워 먹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