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여행의 소비가 급증했고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고자 하는 다양한 형태의 여행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 중 여행지의 문화를 오롯이 체험하고 소비하는 형태의 공정여행은, 지방 경제를 살리는 것은 물론 친환경적인 사고와도 맞닿아 있어 반갑다. 단순히 먹고, 보고, 즐기는 여행이 아닌 가치 소비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정여행, 그 새로운 문화를 들여다본다.

  • 배려와 책임에서 시작되는 공정여행
  • 배려와 책임에서 시작되는 공정여행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집중하는 여행

    공정여행을 두고 ‘착한 여행' 혹은 ‘책임 여행' 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어디’를 여행하느냐는 것보다 ‘어떻게' 여행하는 것에 더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공정여행을 다녀온 회사원 이미진(34세) 씨는 “가까운 거리는 웬만하면 걷고, 거리가 좀 된다 싶으면 자전거를 렌트했어요. 자연스레 생각하는 시간도 길어지고 여행을 떠나기 전보다 훨씬 에너지가 좋아진 기분이에요. 여행을 다녀온 후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해져 평소보다 택시 타는 횟수가 확 줄어들었어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비행기보다 도보나 자전거, 기차를 이용한 여행을 권하는 공정여행의 친환경적 의미가 더욱 강조되는 부분이다.

  • 리얼 현지인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숙소

    10여 년 전부터 공정여행을 지속해온 여행가 최다희(41세) 씨는 공정여행의 시작은, 현지 소상공인들의 삶에 보탬이 되는 형태의 숙박업소인 한옥, 펜션, 민박 등을 검색해 예약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착한여행, 공정여행, 공감만세, 트래블러스맵 등의 사이트에서 공정여행 관련 숙소는 물론 여행 프로그램을 찾아볼 수 있다. 리얼 현지인의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숙소들을 제안해 기존 숙박업소 사이트와 차별점을 두었는데, 현지에서 재배한 식재료로 만든 조식을 제공하는 한옥 스테이나 민박 등의 상품들이 그것이다. 돌담이 어우러진 제주 가옥에서 해녀가 제공하는 해산물을 맛보고, 통영 앞바다가 펼쳐지는 동피랑마을의 햇살을 느껴보고 싶다면 방문해볼 것.

  • 리얼 현지인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숙소
  • 철저히 지역 주민의 손끝에서 시작되는 먹거리
  • 지역 주민의 손끝에서 시작되는 먹거리

    숨겨진 로컬 맛집을 찾아내는 재미

    여행자가 소비한 한 끼가 그 지역의 생산자와 유통자, 판매자 모두에게 이익을 주면 된다. 동시에 그 지역 향토 음식을 체험한다는 의미에서 미리 제철 음식이나 향토 음식에 대한 정보를 알아 가면 좋다. “대형 맛집보다는 동네 작은 음식점이 공정여행의 취지와 잘 맞아요. 맛있는 음식을 찾는 것도 좋지만, 얼마나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느냐가 관건이니까요.” 사내 공정여행 커뮤니티를 운영 중인 한지연(38세) 씨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는 현지의 특산물들을 사 오는 것도 권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식재료는 물론, 현지 전통 음식이나 다과 등 요즘에는 그 종류도 다양하다. 강릉의 커피빵, 제주도의 오메기떡, 전주의 한과와 같은 지역 특산물들이 그에 해당된다.

  • 체험이 바탕이 되는 공정여행의 즐길 거리들

    그렇다면 현지에서 무엇을 하며 여행의 기쁨을 만끽해야 할까? 생각보다 그 지역의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상품들이 다양한데, 문화재와 지역 명소를 방문하는 것은 물론, 지역 특유의 문화를 배워볼 수도 있어 흥미롭다. 지방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볼 것. 지역 주민들이 운영하는 소소한 클래스 뿐 아니라, 괴산 숲 생태 체험, 추자도 섬 트레킹, 군산 근대문화유적지 체험 등 현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함께 경험해 볼 수 있는 상품들이 많다. 이러한 여행 상품들이 일반적인 여행과 차별되는 이유는 그로 인한 수익금이 모두 온전히 지역 주민들에게 향하는 것. 내가 소비한 여행이 지역 경제에 일조하게 되는 이유다.

  • 체험이 바탕이 되는 공정여행의 즐길 거리들
  • 공정여행을 통해 깨닫게 되는 것
  • 공정여행을 통해 깨닫게 되는 것

    가치 소비를 통한 뿌듯함

    “떠나는 설렘보다 돌아온 뒤의 뿌듯함으로 바로 다음 일정을 계획하게 하는 게 공정여행의 진정한 매력이죠.” 공정여행전문가 최다희 씨의 말처럼 편안한 호텔 여행에 길들어져 있다면 그 쾌적함은 공정여행에서 만큼은 조금 내려놓아야 할 수도 있다. 떠나기 전, 평소 궁금했던 지역이나, 특산물, 향토 먹거리 등을 염두에 두고 계획하는 것도 좋은 방법. 여행지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경험하고자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공정여행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과하게 억누를 필요는 없다. 총 여행 경비의 10%를 해당 지역에 기부하는 것으로 스스로에게 좀 더 떳떳해지는 방법도 있으니까!